점심을 먹고 나면 지인과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신다. 일 일 커피 한잔 만큼의 카페인 양이 충족되어야 몸은 활기를 찾는다.커피 한잔을 다 마실 때까지 쉬엄 쉬엄 얘기를 하며, 로비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본다.참고로 나는 수원 사업장 R4에 근무하고 있다.
모두 같은 회사 사람들인데, 때로는 다채로운 색깔로 지나갈 때도 있다. 삼색 인종이 고루 섞여서 지나갈때도 있고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요즘 수원 사업장의 몇몇 여사원들의 치마도 -치마를 입었다는거 자체가 드물었는데-핫 하게 짧아져 있다.
이 안에서 나름 다채로와도, 외부에 나가면 대체로 삼성전자 직원들은, 남자 직원들..을 어떤 특정한 분위기로 알아 볼 수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회사가 돈을 버는데 일조 하고 있을까"
"회사 돈은 누가 벌까"
"야근을 하고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할 때 보면, 아직도 주차장엔 차들이 많이 있어 항상.."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회사가 돈을 벌겠지?직접적인 돈을 버는 원동력은 결국 엔지니어들이지"
"낮엔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해가지면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야근이 습관이 되는 경우도 있어"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한 능력의 사람들이 개발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더 버그가 많을 때, 그건 집중의 문제일까"
싱거우면서 진지한 말투의 대화는 장황한 얘기가 나오는 주제는 피해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교육을 받고 그것은 그들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며 그 직업군에서 일하며 살게 되며, 그 직업이 가진 특정 성향의 인간으로 분류되어 진다. 아니면 애초에 그들이 가진 성향에 의해 직업의 선택도 영향을 받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성향과 많이 다른 직업군에 발을 들이게 되어 자주 슬럼프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고 곧 그 직업군에서 탈출하여 자기가 속해야할 세계로 날아가 성공하는 행운아들도 가끔 있다.
만나야 될 사람은 살면서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운명적인 말이 있는데, 직업도 그런 말에 들이 맞을때가 있다.
점쟁이 라든가, ..

세상엔 엔지니어 타입 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아는데로, 열거 하자면...
꼼꼼하다, 정확하다, 분석적이다, 차분하다, 말수가 적다,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 논리적이다. 등등


잠시 얘기가 샛길로 세서..
고등학교 때 이과 문과로 나누는  분류의 기준은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 난 영어나 국어 보다는 수학이나 과학이 더 재밌어, 그리고 그쪽 성적이 더 좋아" 이다.이렇게 분류되는 것이 우선은 바람직 하다.
실제로는 부모의 바람 대로 의대를 가야 겠다는 생각으로 이과를 택하게 되는 둥, 자신의 성향보다는 특정 직업군을 쫓아 선택을 하게 되고 대입시에서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나오게 되어 의대 대신 자연 과학을 전공하게 되거나,
그냥 남자로선 무난한 공대를 가게 되거나 해서 어떻게 해서 엔지니어 직군에 들어가게 된 사람들도 있다.
실제 적성은 의약계열도 아닌 예술 쪽이었는지도 모를 사람들도 가끔 엔지니어 직군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있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직군은 엔지니어들이다.
정확히 조사 안해서 모르지만, 내가 만나는 범위에선 그렇다.

엔지니어 타입이란 정의에 딱 들어 맞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많다.
우리 업종에서 첫 대면은 보통 회의를 하면서 있게 된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조용하다.의도적인 포커 페이스라기 보다는 감정의 기조가 평이하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알아도 물어보기전에는 미리 대답안하는 그래서 저 사람 저걸 모르나 보다 싶게 오해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많았다.
엔지니어 타입들은 말수가 적고 조용하다.자기 주장을 내세우려 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이미 다 이치가 알려지고 정해진 엔지니어링의 세계에서 인간의 주장을 내세워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긴 하다.

회사에 직접적인 돈을 벌어 오는, 일개미 군단..대한민국의 전체 수입의 큰 양을 벌어들이는
엔지니어의 덕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

1. 과제를 하면서 자주 접하게 되었던 어떤 사업부의 상무님은 항상 정직을 강조 하셨다.
"엔지니어는 정직해야 한다"
정밀함과 효율을 중시해야 하는 업무에서 필요한 덕목이다.
실제로 엔지니어의 정직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모르는 것을 아는척 하고, 작은 성과를 뻥치고, 분위기나 말발로 포장하는 일은 성실한 엔지니어에게는 없는 항목이라고 나는 엔지니어의 정직을 정의한다.

2. 엔지니어의 필수적인 덕목은 맡은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로 인한 소신이다.
기본 지식이 없이 직급이 올라가는 경우, 본인 자신이 느끼는 자격 지심은 리딩하는 팀의 질서도 무너트린다.
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의 수준으로 자신감은 형성된다.
자기 맡은 일에 지식이 부족할 때, 때론 자기 자시도 얼마나 아는지 파악조차 안되는 사람들이 많을떄 담당 과제는 쓰레기 과제가 된다.

3. 엔지니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아야 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과제는 대부분 공동 작업이다. 일인 벤처 회사를 차리고 일하더라도 Customer 의 요구 사항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고 결과물이 잘 나온다.
쓸데 없이 아는것도 없이 입만 나불 나불 대는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니다. 엔지니어는 말수가 적더라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말은 논리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말은 그가 가진 지식의 풍부함에서 도출되어야 한마디 한마디가 가치가 있다.

4. 엔지니어는 이해 능력이 빨라야 한다.
공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나온다. 이해력이 느린 체로 학부때 배웠던, 신입사원 때 습득했던 일만 기억한 체로 일하다가는 담당 분야의 컴맹 취급 받기 일쑤다.

5. 엔지니어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포괄 하는 것은 열정이다.
지식에 대한 열정 , 일에 대한 열정..
열정이 없이 일하는 데 성과가 나올 수 없겠지.

6. 무엇보다도 엔지니어라는 자부심이 필요하다.
이공계 하대는 우리나라의 몹쓸 전통이다.
피라미드, 로마의 관계 수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고대의 건축들, 기구들..엔지니어가 남기는 것들은 예술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엔지니어는 전문직이다. 미래사회의 설계자다.
세상 사람들은 엔지니어가 만든 것들을 사용하며 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자부심은 맡은일의 책임감과 성실함, 성과를 가져오게 하는 원동력이다.

위에것 외에 또 어떤 실질적 덕목들이 있을까..한번 생각해 보자












 

 




 

Posted by logop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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